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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출근 중 | 밥벌이 5개월 차 사회초년생 직장인

by rujiruji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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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시간은 8시지만 버스 배차 시간으로 인해 5시 반에 일어나 6시 반에 집을 나간다. 회사에 도착하면 7시 시 언저리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불만은 없다. 그냥 조금 피곤하기는 해도 서서히 익숙해지고 있다.

어제 저녁에는 생전 안 마시던 맥주 한 캔을 사서 마셨다. 술을 잘 못해서 반쯤 마시자 머리가 아파왔지만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가 마음에 들었다.

회사 생활은 아이러니 하게도 속상하고 억울한 일 투성이다. 회사 생활을 하는 내 친구들에게서 좋은 소리를 들은 이는 한 명도 없고 죄다 죽겠다는 말 뿐이다.

단순히 입에 배인 가벼운 칭얼거림이 아닌 인생의 가치추구와 방향성, 해방감 등 깊이 있는 소리를 나누며 빛나고 찬란했던 우리의 행복은 끝이났구나 이야기 했다. 인생의 고지가 불안과 불행이라면 우리네 인생은 여기서 끝맺음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전화를 끊는다.


인턴 3개월을 마치고 최종면접 끝에 현 회사 다른 계열사에서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일한지는 한 달 반이 되었다. 인턴을 마치고 출발선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 인턴했을 당시, 티오 나는 부서에 배치되어 직무가 안 맞기도 했고 온갖 성희롱과 감당할 수 없는 군대식의 조직문화에 숨이 막혔다. )

현 회사에서 교육 3일 받고 한 귀로 흘러나가는 교육 내용 간신히 바짓가랑이 부여잡고 말하는 감자가 쿰척쿰척 무얼 해보기는 하는데, 역부족이고 어제는 거래처와 소통오류로 큰일이 생긴 줄 알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넋이 빠지는 것을 관자놀이를 짚으며 힘이 빠진 목소리로 내일 뵙겠습니다 하고 뒤돌아 회사를 빠져나왔는데, 분명 소리내 울 것 같았던 내 마음이 회사 밖을 나오니 몹시 평안해졌다. 만병통치약은 역시..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 잔챙이는 남아서 맥주 하나 사들고 엄마가 싸준 계란말이에 한 잔 하는데 대체 나는 나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내가 추구하는 것은 고작 안정감 하나인데 그게 이리 어렵나 싶고.

분명 이것저것 무한 원동력을 가지고 있던 내가 이렇게 무기력 해져 저녁 9시면 침대에 누워 얼른 평일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꼴이

그런데 이미 내면의 우울감은 이미 본인 자리 마냥 돗자리 피고 자리잡은 것인지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에 대한 자기연민 감정을 버리자 다짐하며 일상을 살아가보려 하지만 펌프질이 되질 않는다.

지겹다. 지겨움 미치도록 지겨운 일상 루틴과 내 마음이 다채로웠던 나의 색을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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